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싶었던 때가 생각난다. 내가 태어난 곳은 아주 크지도 않고 또 넓지도 않은 그냥 욕심없는 사람들이 하루 하루 살아가던 강원도 홍천의 작은 면소재지였다. 도회지의 그 선선한 느낌마저도 아주 작은 시골의 작은 읍내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그냥 작은 마을 이었다. 목표도 없고 구지 욕심마저도 없는 그런 동네에서 나는 태어났다. 그리고 춘천으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그 또래들과 같이 80년대의 고등학교를 다녔었다. 약사리 고개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고 춘천의 겨울은 내게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추웠다. 살을 에이는 추위는 항상 나의 방과 부엌 어디에든 서릿발과 같은 추위로 곳곳에 남아있었다. 방안에는 덩그러니 비키니 옷장이 하나 있었고 화석같은 책상과 쌀통 라면박스 작은 밥상 그리고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