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제는 여름이 와도

링마이벨 2024. 6. 1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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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오늘 제가 파마를 했답니다. 

엄마가 "참으로 머리 잘 깎았다."라고 했음직하기도 하고 아니면 "머리가 그게 뭐냐?"라고 둘 중에 하나는 이야기하셨을 텐데 요즘 너무 어깨힘이 빠지고 뭘 해도 즐겁지 않고 가끔은 그래도 같은 하늘 아래 계셨을 거라고 상상했을 때는 그래도 음 다음 주에 어머니 뵈러 가면 또 충전이 되고 어깨에 힘도 들어갔는데 지금은 그냥 허허로움만이 이도 저도 아니게 남아 있습니다. 실감이 잘 안 나고 감각도 더디고 몸도 마음도 무거이 느껴지기만 합니다. 어깨가 빠졌던 기억이 있는데 어깨가 빠지는 것이 썰물이 바닥이 조금씩 조금씩 드러나 메말라 가는 느낌이 듭니다. 소금기 많고 말라가는 느낌 쩍쩍 갈라지는 느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기 싫은 느낌입니다. 

누구한테 이야기 할 수도 없지만 그냥 그렇게 다들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부러진 채로 살아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강인하거나 아니면 억지로 억지로 살아나가는 주위에 모든 사람들이 안스러워지는 여름날입니다. 러닝셔츠 하나만 입어도 더운데 한낮의 기온은 이미 여름 한 복판으로 줄달음 치는데 밤의 기온은 오히려 차고 춥게도 느껴지는 이상한 날이 지속되네요! 덥고 차갑고 또한 차갑고 더운 하루의 이 날씨는 아마도 어머니에게도 많이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추운 날씨를 워낙 싫어하시지만 항상 춥게 살아오신 어머니의 한평생 그 추운 땅에 모셔서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햇볕이 잘 드는 쪽에 땅이기는 하지만 계곡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이 느껴지는 곳이라 이런 글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어머니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던 날 끝없이 우울해지던 그 날이 이제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내가 존재하지 않는 다면 이 세상은 나에게 무슨 의미로 남아 있을까요? being not or being not 무엇이 옳은지를 잘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아마도 다른 의미라고 또는 같은 의미라고 구글검색에 나온다. 우리의 존재는 존재가 아닌지 아닌 존재인지 본질이 아닌지 다른 본질인지 아마도 같거나 또는 다르거나 다 비슷한 의미로 쓰인단다. 그러면 "삶은 죽음이며 죽음은 곧 삶이다."라는 명제는 일정 부분 우리의 삶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삶이 죽음을 지향해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면 죽음은 삶이란 명제로 보면 겨울이 오고 봄이 올 때 우리는 그 들판에 솟아나는 그 푸른빛을 목격할 수 있음은 사실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순환하지만 인간의 삶은 어떻게 순환되고 윤회한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인다. 인간이 영원히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부활을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상상 속으로 만들어낸 엄청난 story-telling 일 수도 있다. 너무 사소하고 너무 일개 존재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의 믿음으로 넘 과장된 나를 만들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나를 바로 보지 못하고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에 아니면 인류학적 가치를 너무 많이 받은 거대화된 인류로서 모든 인간의 가치를 투영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데 넘 과하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넘 오랜 시간을 과하게 살아서 이젠 돼돌아 올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너무나 다른 산을 과하게 올라 내려올 때는 스스로 착각하며 오인하게 살았든지 우리는 진정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았나!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그 의심도 이제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오인하는 오류로 점철된 삶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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