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온다.
바람이 많이 차가워 졌고 아침기온이 떨어진다. 동지가 몇일 남지 않았고 어머니가 많이 보고싶어진다. 아침마다 어머니의 부재에 공간을 의식한다. 어머니는 누구나 그러하듯이 아침에 일어나시고 나는 맬 5시30분에 일어난다. 머릿속에 알람이 내장된 듯 하다.
시골집은 방이 3개지만 유난히 우풍도 심하고 샤시가 있는 것도 아니라 창문으로 벽으로 천정으로 들어오는 냉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러니, 겨울 아침은 실로 칼날위에 선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했다. 그러니 가끔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랑 잠을 자기라도 하면 새벽에 일어나 자식들 깰까봐 아침 tv를 좋아하시면서도 tv를 안틀고 조용히 계신다.
"어머니 tv틀어놓고 보세요!" 하면 아니야 더 자라 하시며 새벽을 맞이하신다. 겨울 아침이 지금 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파트 한켠에 반팔을 입고 지금 글을 쓰고 있지만 이 새벽에 갑자기 어머니 생각으로 가슴이 저려온다.
삶은 무엇일까? 큰 차 넓은 집 꿈 나의 현실이 더욱더 복잡해지고 삶의 방향성과 목적 어떤것도 그저 일상과 그 반복으로 시간과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엇이 소중한지 소중했던지도 그런 생각을 언제 했었는지 까다득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한켠에 어머니가 사무치도록 보고 싶으면 어떤 대안도 없다. 하루를 멍하니 지낸다. 이제 반기 정도 지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머니의 부재는 더욱더 절실해지고 쓰게 몰려온다. 지금까지 앞만보고 잘 지내왔는데 겨울은 넘 힘들다. 내가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이 너무나 크고 대단해서 이 겨울은 추위보다도 더 힘들어진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소리없이 사랑하는 법을 아직 모릅니다. 어머니가 주신 무지막지한 그 사랑앞에 이 아침이 절절해집니다. 어두운 아침 자식들 깨지 말라고 후레쉬 불 켜고 화장실 다녀오시는 어머니를 그려봅니다. 시골집 아궁이에 군불 때던 어머니 그 마른 나무에서 불 튀기는 소리 "탁 탁" 그릇 부딪히는 소리 갸마솥에 물 끓으며 솥뚜껑이 움직이는 소리 잰 걸음으로 부엌에서 왔다 갔다 어머니 치마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 우물에서 물 긷는 소리 그 소리로 저는 오늘을 격려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제가 내는 소리는 입으로 하지만 어머니는 생활로 삶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커다란 수묵화 해저에 잠수함이 움직이는 느낌 어머니의 가르침을 잘 받았고 오늘을 좀더 보람있게 살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엄니 12월계엄령이 있은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어머니에게 편지 씁니다.
몇일 후 이사하려고 합니다. 이사하는 곳이 가재울쪽인데 엄마 제 가는 방향이 괜찮은지 봐 주세여! 엄마 손없는 날은 정했는데 엄마한테 이사갈때 엄마가 봐주시는 공간에 대한 어머니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엄마가 없어서 이렇게라도 서신을 남깁니다. 엄마가 삶의 이정표였는데 막내 아들이 엄마 보고 싶어서 이 아침에 서신을 남깁니다.
협의 대상이 없어서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어머니에게 편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