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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페르디난트와 발렌슈타인

by 링마이벨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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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17세기 신성로마의 제국 페르디난트와 발렌슈타인은 한가지 약점이 있었다. 황제는 근본적으로 형식과 절차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그는 약속을 어긴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데 자부심을 품었으며, 자신의 모든 불법적 행위도 그럴듯한 근거로 정당화했다. 그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몸소 보여주었다. 그는 자신도 속을 정도로 불가항력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맹세한 모든 서약을 글자 그대로 실천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신성로마제국의 절차를 무척 존중한 그는 그 전해에 선제후들에게 자신의 맏아들을 '로마인의 왕'으로 만들어 달라고 간청했다. 신성로마제국은 13세기 생겨났으나 샤를마뉴 이래 황제는 늘 로마황제로 지칭했었기 때문에 그것은 재위를 보장해 달라는 말이었던 것이다. 페르디난트는 한손으로는 법을 파괴하고 다른 손으로는 법을 움켜 쥔 채 무엇보다도 자신의 왕조가 전통적인 양식으로 제위를 계승하기를 바랐다. 
생각해 보면 가장 그럴듯하게 보여야 하는 형식적인 권력과 실질적 권력이라는 결국 권력의 중심에 서고자 했던 것이다. 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권력에 휘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아마도 현재 대한민국이라는 제도권 아래서 법이라는 미명하에 마치 선출받은 권력으로 이양돼어지는 손쉬운 사례를 2023년 대한민국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법을 공부한 사람이 법으로 망할 수 있다는 전제가 형성되는 것이다. 더우기 법의 왕국에서 법이 모든 권력의 누수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 자체가 오판으로 보인다. 
 '법'의 통치는 합리성에 과몰입하는 구간이 만들어진다. 최소한 정의롭지 않더라도 그 정의로운 구간을 형성해야 하고 그 정의로운 쓰디쓴 구간이 권력이라는 설탕이 지속적으로 채워질 수 밖에 없고 거기에 과당이 생기고 당뇨가 생기는 것이다. 아마도 그 당뇨란 병이 발병하면 몸은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알브레히트 폰 발렌슈타인은 몽상가였다. 재정을 관리하는 데는 누구보다 현실적이었으나, 인간을 다루는 데는 누구보다도 상상력이 없었다. 그의 정치는 아찔한 만큼 높이 치솟아 천재와 광인의 경계를 넘나들었지만 그의 생애나 글을 통해 보면 특별한 순간마다 사리사욕이 아닌 더 중요한 무언가가 그의 행동을 이끌었다고 여기게 된다. 그에게는 민족이나 신앙이러한 권리는 없었고 투르크에서 서유럽까지 지배하는 하나의 거대한 권력에 오히려 더 심취한 작은 나폴레옹처럼 느껴진다. 자신을 과신한 사람은 그 과신을 이유로 몰락하게된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하고, 법으로 흥한자 법으로 망하게 되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이익을 거대 용병을 통해서 얻고 있지만 결국에는 남의 돈으로 자유를 되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처럼 가장 강한 동맹에는 가장 강력한 균열이 숨겨져 있게 된 것이다.  
황제는 용병을 해임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 했다. 아마도 용병을 최대한 이용하여 권력을 공고히 한뒤 용병을 해임시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권력이란 토끼를 잡으면 바로 사냥개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제발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지들끼리 분열돼기를 바라는 마음, 그 이후에 우리나라에도 좀 평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다. 참으로 소심한 마음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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