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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1028

by 링마이벨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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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10월은 왜 이렇게 힘들까? 홍천에서 청운면으로 가는 6번 국도의 많은 낙엽들이 이렇게 하잖아 보이고 나와는 상관없어 멍하니 10여km를 지났나 봅니다. 죄송스럽고 또 죄송스럽니다. 어렵고 힘든 때 모든 것 마다않고 이렇게 건강하게 키워 주셨는데 저는 오늘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두눈을 마주 칠 수 없었고 내내 어머니의 작은 눈과 마주치면 너무나 감정적으로 변해져 가는 너무나 죄송스러운 저를 보았습니다. 잠깐 면사무소에 들려서 가족관계증명원을 떼고 주민등록등본을 떼는데 종이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뭘 하며 살아왔는지 한장의 졸업증명서와 아이들을 남 부럽지 않게 키워야 한다는 그 사명감만으로 지내왔는데 어머니 앞에서 그 사명감이 오늘 너무 초라하고 너무나 공허해서 견디기 힘든 하루였습니다. 어머니 이름을 쓰고 한자어 란에 어머니 이름을 검색해서 찾아내고 어머니 뒷자리를 외우지 못해 찍어놓은 등본사진을 보고 어머니의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하는 막내 아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런 아들을 이렇게 키워 주시고 사람 구실 하도록 만들어 주신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도 없고 한 것도 없는 막내아들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면사무소에서 결국 눈물샘이 터졌습니다. 산만한 덩치에 화장실에 급히가서 세수를 하고 나와 차에 기대 앉은 당신을 봅니다. 요양병원이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도 며칠동안 먹먹하고 죄스럽고 끊임없이 죄스런 마음을 어찌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옷가지에 가방과 속옷을 챙기며 지갑에 든 1만원 짜리 그리고 당신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던 당신의 어머니 사진을 가져와 당신에게 갖다 드리려고 합니다. 당신을 그 산허리에 내려놓고 오는 길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당신이 살아오신 그 험한 길에 이제 쉬어야 하시는데 당신 혼자 그 추운 산 중턱에 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죄송하고 마음이 아픈지 죄송합니다. 도대체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길래 지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이렇토록 혹독하게 대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가냐?'는 질문에 '네' 집으로 가요!"라고 거짓말을 하고 요양병원으로 가는내내 당신의 눈을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당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모른척 하며 갔던 것입니다.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체 요양원으로 가셨을 당신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또한 자식의 부담을 덜어줄려는 마음으로 어머니 저는 참 잔인합니다. 알면서도 돌아서지 못하고 모퉁이를 돌아서 어머니를 그 차가운 땅에 내려드리고 집에와 따스한 방안에서 이렇게 글자를 써내려 갑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숨통이 막히고 미칠 것 같아서 어머니의 선한 두눈이 아침에 저에게 "집으로 가니?"란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 머리를 어지럽히고 자꾸 몽둥이로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집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 나시면 어머니에 드릴려 샀던 감이 냉장고에 있는데 도저히 냉장고도 열어 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그리고 또 죄송합니다. 이렇게 글이라도 끄적이면 그 마음이 위안받을까? 나름 그 미안한 마음이 치유될까봐 죄송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멍청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오늘 잘 주무시고 조만간 찾아가 뵐께여! 몇일 못가겠지만 어머니 뵈러 갈께여! 이번에는 집사람과 애들 데리고 갈께여! 이제는 또 하나의 고향이 된 청운면을 생각하면서 어머니 ! 우리 어머니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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