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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권력과 영광 그레이엄

by 링마이벨 2021.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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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때문에 기억이 모두 증발한 모양이다.


후줄근한 도시에서 그의 깔끔함은 엄청난 야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망가진 신발은 과거와 다른 현재를, 얼 굴에 그어진 주름들은 미래의 희망과 공포를 암시했다. 깜부 기불을 든 노파가 오두막 사이에서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 봤다. 그는 죄가 까발려진 사람처럼 어깨를 응크리고 시선은 바닥에 둔 채 개간지로 들어왔다.


마치 투우 경기 같았다’ 짐승은 지쳤는데, 사람들은 더 움직이라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 잔인한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기들보다 더 비참한 사람이라는 진기한 구경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는 절뚝절뚝 오두막을 향해 걸어갔다. 그 안으로 들어가니 무릎 위로는 은통 어둠이었다. 마루의 불길도 천천히 타 없어졌다. 내부의 반 은 이미 옥수수로 채워져 있었고, 생쥐들이 마른 육수수 잎 사이에서 버스럭냈다. 진흙으로 만든 침대에는 밀짚 깔개가 깔려 있었고, 포장 상자 두 개로 탁자를 만들어 놓았다 낯선 사람은 누웠고 노인은 문을닫았다.


그는 도가니를 들여다봤다. 금이 녹아 비금속과 섞이기 시 작하는 순간이었으므로 그는 합금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식물성 숯을 한 숟가락 뿌린 뒤 다시 펜을 잡고 앉아 편지지를 멍하니 바라봤다. 아내의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았고 그저 그녀가 쓰고 다니던 모자들만 생각났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호른 뒤 그에게서 소식을 받으면 놀랄 게 분명하다. 두 사람은 아들애가 죽은 다음서로 한통씩 편지를 주고받 았을 뿐이었다. 그 뒤로 정말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갔다. 순식간에 흘려보낸 그 세월 동안 그는 습관 하나 바뀐 게 없었 다. 벌써 6년 전에 떠나려고 했지만 혁명과 함께 페소의 가치 가 떨어졌고,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꽤 돈 을 모았는데, 어딘가에서 다른 혁명이 벌어졌는지 한달전 에 또 페소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니 기다리는 수밖에……, 펜촉 끝이 그의 이빨 사이로 들어가고 기억은 덤고 좁은 방 안에서 녹아 버렸다 도대체 왜 이런 걸 쓰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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