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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수건

by 링마이벨 2020.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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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도 어린놈이 돐집, 회갑집, 상가나 안 다녀본 적이 없다. 나이도 어린놈이 건방지게 넙죽절을 잘하고 회갑집에서는 부모를 업고 뛰듯이 아무것도 없이 뛰돌아 다닌다는 생각을 한다. 지울길이 없다. 눈물 흠뻑 흘리고 땀흘리면 땀딲아주고 땀과 눈물에는 유난히 다 포용한다. 장마끝나면 빨래줄에 걸려 있지만 날아갈만한 무게를 견디고 흠뻑 눈물흘릴줄 알고 가끔 바람에 날아갈 정도로 자기를 가볍게 할 줄도 안다. 켠켠히 쌓여있지만 불평안하고 기달릴줄도 안다. 신경세포만큼 많은 돌기를 가지고 있어서 어떤 슬픔과 괴로움에 대해서도 냉정함을 가지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우리는 그 냉정의 힘을 느끼고 있다. 

물을 실컫 머금어도 이애는 빨아들이만 하더이다. 본능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몸이 사그라지고 오므라 들어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흡수해 버리는 내가 보매 이 분은 성자인듯 합니다. 뺨을 맞으면 왼쪽빰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 그러한 도량을 가진듯합니다.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없는 덕목 말입니다. 나는 오늘도 내 온몸을 이 친구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세탁기 안으로 던지고 발가락으로 올려도 뭐하나 기분 나빠 하지 않은 그래서 가끔 욕실에 우두커니 서있는 그 친구를 보노라면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납니다. 

그냥 아침에 멍하니 천청쳐다보다 몇 글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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