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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명태

by 링마이벨 2022.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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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 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며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짝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허허허

명태 허허허 명태라고 음 허허허허 쯔쯔쯔

이 세상에 남아있으리

 

시가 참 독특하네! 너무나 평이해서 좋고 너무나 쉬운데 시사하는 바가 있어서 좋고 시가 어려울 필요가 없음을 굳이 알려줄 필요시 본연의 목적을 달성했을 뿐 시가 너무 담백해서 오히려 시 같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시란 우려낼수록 푸른물을 품어내는 녹차 티백과도 같다. 여름날 빨래처럼 버리고 버리고 나중에는 바람에 날려갈 만한 얼마나 자기를 버려야 난 이렇게 세상 살아갈 수 있을까? 참으로 어려운 일 인것 같다. 아침저녁 기온의 차이는 과일의 당도를 높이고 인생의 찐 경험은 사람을 깊이 있게 만들어 나간다. 햇빛에 풀리고 또다시 얼고 또다시 풀리고 이러한 반복으로 명태는 성인이다. 형태를 바꾸고 계절마다 쓰임이 틀렸기에 불려지는 이름도 많다. 아마도 그에게는 고통일지 모르지만 그 정도로 많이 잡혔다는    반증이 되는 것이다. 삶의 영역이 너무 친근한 일상의 쉽게 발견돼고 하다보니 얼려서도 먹고 말려서도 먹고 찢어 먹어도 맛있고 상하지도 않고 각각의 제 맛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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