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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2

황지우 뼈아픈후회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돌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2021. 6. 9.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어디론가 날아간다.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세상 떼어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나도 동시 상영을 하던 극장에서 유난히 극장의 분위기와 안맞는 그 장엄한 광경을 떠올리며 극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애국가를 느껴본 적이 잇다. 유난히 외로움을 타더 그 시절에 극장은 여러가지 외로웠던 우리들을 유난히 어루만져주는 곳이었다. 그런데, 다큐 채널도 아니고 그 당시 내쇼널 지오.. 2018.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