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하 양의 편년체 『로마사』를 쓴 티투스 리비우스는 그리스인이 남긴 사료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로마와 카르타고사이에는세 차례의 포에니 전쟁이 벌어졌는데, 이 에피소드는 제2차 포에니 전쟁을 매듭지은 자마 전투로 사실상 자웅이 판가름난 뒤의 일이니까, 기원전 2세기에 막 접어들었을 무렵임이 분명하다. 자마 전투에서 패하여 오리엔트로 달아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과 그에게 승리를 거둔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가 우연히 로도스 섬에서 만났다. 자마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에 회담을 가진 적도 있고 그후 강화회의에도 양쪽의 수석대표로 참가했던 만큼, 두 사람은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비록 전장에서는 적으로 맞서 싸웠지만, 적군의 총 사령판이었던 상대의 재능을 피차 인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