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 생활 10년차의 재소자가 자살했습니다. 한밤중에 바로 옆 방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운동 시간에 주운 유리 조각으로 동맥 을 끊었습니다. 피가 응고되지 않도록 화광실 물독에 손목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출혈 때문에 갈증이 심했던지 그 피가 섞인 물독의 물 을 마셨습니다. 새벽넘이 되어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사람이 발견하 고 놀라 소리쳤습니다. 얼굴은 물론이고 온몸이 핏물에 젖은 사체를 여러 사람이 화장실에서 들어냈습니다. 복도에 긴 핏줄을 그으며 들 려 나갔습니다. 옆방의 자살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로서는 남한산성 의 혹독한 임사 체험에서부터 20년 무기징역을 살아오는 동안 수시 로 고민했습니다. 나는 왜 자살하지 않고 기약 없는 무기징역을 살 고 있는가? 내가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별’ 때문이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