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2

어머니

겨울이 온다. 바람이 많이 차가워 졌고 아침기온이 떨어진다. 동지가 몇일 남지 않았고 어머니가 많이 보고싶어진다. 아침마다 어머니의 부재에 공간을 의식한다. 어머니는 누구나 그러하듯이 아침에 일어나시고 나는 맬 5시30분에 일어난다. 머릿속에 알람이 내장된 듯 하다. 시골집은 방이 3개지만 유난히 우풍도 심하고 샤시가 있는 것도 아니라 창문으로 벽으로 천정으로 들어오는 냉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러니, 겨울 아침은 실로 칼날위에 선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했다. 그러니 가끔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랑 잠을 자기라도 하면 새벽에 일어나 자식들 깰까봐 아침 tv를 좋아하시면서도 tv를 안틀고 조용히 계신다. "어머니 tv틀어놓고 보세요!" 하면 아니야 더 자라 하시며 새벽을 맞이하신다. 겨울 아침이 지금 ..

Culture 2024.12.05

비상계엄

아침에 일어나 등산화 끈을 조여본다.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밀물된다. 가족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하마트면 나의 소중한 일상을 송두리째 잃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 이시간 이 공간이 소중함을 인식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일제 강정기, 6.25, 모든 환난과 외침앞에 얼마나 많이 상하고 아팟을까? 새삼 어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 그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픔이 느껴지는 아침이다. 새벽에 홀연히 짐을 싸서 만주와 연해주 뿔뿔히 헤어진 그 수많은 가족과 죽음앞에 경의를 표한다. 범부가 느끼는 책임이 이럴진대 그때 얼마나 많은 고민과 아픔을 가져갔단 말인가? 이 아침에 신령스럽고 신성하게 까지 느껴진디.

카테고리 없음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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