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한때는

링마이벨 2023. 4. 1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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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람만 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 사람과 밤새워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고 
그 허름한 남춘천역의 무허가 건물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그 숱한 시간을 가는 줄도 모르고 아침이 온적도 있었다. 
 
한때는 바다만 보고 하늘만 쳐다 보았다. 
허름한 옷과 주머니에 만원 짜리 하나 달랑 있어도 행복했던 
그 때는 바닷가를 찾고 소양강에 버스를 타고 먼길을 마다 않고 
그 강가에 가서 아침에 안개가 피어오른 그 아침 소양강댐에 가 
라면 한그릇에 소주를 마셔도 가슴이 벅찬 오르던 때가 있었다. 
 
한때는 낯도 모른던 이들과 연극을 사랑한다는 이유 만으로 
밤새워 술과 그들의 과거를 안주삼아 공지천에서 낮술을 먹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잔고만을 보고 길가에 지나 다니는 멋진 수입차만 보인다. 
버스도 안보이고 사람도 안보이고 어떤때는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안보인다. 
오로시 쇼윈도우안의 내용물이 궁금하고 얼굴도 모르는 차안에 있는 사람을 부러워 한다.
 
한때 내가 꾸었던 내가 보았던 하늘이 지하의 술집으로 변해가고 안락한 소파와 편한 가죽시트의 차만 찾는다. 
강과 바다 하늘을 멀리하고 맬 핸드폰과 유투브만 쳐다본다. 
바탕화면에 갇혀서 모니터 밖 세상을 보지 못한다. 
한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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