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 마치 천 년이나 남아 있는 것처럼 살지 마라!
내게 죽음의 순간이 언제 닥칠지 전혀 개의치 마라
내가 세상에 머문시간이 긴들 잛은들 아무 차이가 없다. 한번 지나가 버린 시간은 더 이상 우리의 소유가 될 수 없다. 어떻게 소유하지도 못할 것을 잃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잃는것은 현재라는 것만을 잃을 뿐 그가 소유할 수 없는 미래는 알수 없는 것이다.
내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 그것을 잃을 려고 하는 두려움 뿐이다. 그때 그때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유일한 선으로 받아들이고 올바른 이성에 따라 성취한 일들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세상에 머문시간이 길든 잛든 문제를 삼지않는 사람에게는 죽음 그 자체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의 선의와 사랑을 간직한 채 죽음에 임하라
죽음을 경멸하지 마라! 오히려 죽음에 대해 미소를 짓자. 죽음도 자연이 계획하는 것 중의 하나다. 다른 자연처럼 우리가 해체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는 목숨이 다할때까지 자연의 길을 따라가리라! 유한한 인생이란 얼마나 덧없고 허무한가? 어제는 한방울의 정액이었던 것이, 내일에는 한줌의 재로 변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의 덧없는 세월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며 살라! 저 잘익은 올리브 열매 하나가 자신의 생명을 낳아준 나무에게 감사하고 자신을 길러준 대지를 축복하면서 땅에 떨어지듯이 평안히 당신의 여생을 마치도록 하라!
내일서부터 인생을 특별보너스라 여기면서 살아라! 모든존재하는 사물들이 얼마나 빨리 우리를 스쳐지나가며 사라져 버릴지를 생각하라. 이세상에 정지해 있는 사물은 하나도 없다. 당신의 체중에 만족하는 것처럼 당신의 수명에도 만족해라! 오늘 나에게 임종의 순간이 다가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간주하라! 그러면 앞으로 주어질 시간들은 계약서에도 없는 특별 보너스처럼 느껴지게 될 것이다. 그 보너스를 가지고 자연에 순응하면 살아라!
살아생전의 명성은 신기류마냥 헛된 일에 불과하다. 기억하는 사람이든 기억되는 사람이든 우리모두는 하루살이 인생들이다. 머지않아 당신은 앙상한 뼈만을 드러낸채 한숨의 재로 변할 것이다. 남은것은 당신의 이름뿐 아니 그 이름마저 쉬이 사라져 버릴것이다. 이름이란 단순히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뿐 사람들이 이생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들을 모두 헛되고 부패하고 쓰레기와 같은 것이다. 인간은 서로를 물어뜯는 강아지와 같고 환하게 웃다가도 금방 토라져 싸워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와 같다. 신뢰와 겸양과 정의와 진리는 광활한 대지에서 올림푸스 산 꼭대기로 사라져 버린다. 그럼에도 아직 그대를 이 지상에 머물게 하는것은 무엇인가?감각의 대상은 변덕스럽고 순간적인 것들이며 감각기관도 둔해서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 가련한 영혼도 피로부터 발산되는 증기에 불과할 진대 세상의 명성또한 헛된 일이 아닐 수 없다.